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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날]
어이없게도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나의 신입사원 교육 및 온보딩 프로세스는 모드 취소되었고, 나는 뜬금없이 바로 첫날 근무지로 출근하게 되었다.
첫 출근 내가 하였던 일은 크게 세 가지인데, 인사팀 인원과 미팅, 팀 배정 및 인사, 그리고 간단한 회식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정이 급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출근 당일 인사팀 인원 한 명이 근무지에 배정되어 당일 출근한 신입사원들을 인솔하였다. 그리고 신입사원 교육 중에 해야 할 서류 작업(인적사항 확인, 연봉확인 및 계약서 사인 등)을 진행하였고, 사원증도 즉석에서 제작하였다. 그 후 별다른 안내 없이 노트북을 수령하고 부서에 배치되었다. (지금 생각하니 아무리 그래도 조금 너무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부서에 도착하고 나서는 당장 특별한 일은 없었다. 파트리더급 인원이 와서 간단하게 팀원들에게 인사시켜주었으며, 그 후 팀장님 및 담당님과 가벼운 인사를 진행하였다. (이미 면접에서 한 번씩 뵈었던 분들이라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기억에 가장 남은 일들은 동기들이 꽤나 많았다는 것인데, 나를 제외하고도 10명의 동기들이 있었다. 심지어 나는 석사로 입사하여 일반 신입보다 연차가 높았는데, 연차로 따질 경우 동갑내기 친구도 있어 실제로는 12명 정도의 동기들이 있었다. 이 인원들을 짧으면 한 달 길면 몇 년 먼저 나보다 입사한 사람들이었고 당시에 나에게 지나가는 사람마다 동기라고 하였기에 꽤 혼란스러웠다. (몰카인가 싶기도 하였다.) 동기가 많다는 것은 회사생활에서 꽤나 큰 장점이었고 이는 실제로 나의 회사생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굳이 이런말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동기가 많다는 것은 고과 평가에서 라이벌이 많이 생긴다는 의미이기에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못하였기에 회사의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동기들이 돌아가며 하나하나 알려주었으며 신입사원 교육을 받지 못한 공백을 빠르게 채울 수 있었다. 나의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으며, 타 부서에서 막내로만 간 인원들의 경우 이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였기에 꽤나 많은 고생(예를 들어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한다거나 휴가 또는 품의 상신을 시스템을 통해 진행하지 못하거나 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 가장 걱정을 하였던 회식을 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술도 잘 못하고 말주변이 좋지도 못하였기에 한국의 회식문화는 나에게 있어 늘 걱정거리였다. 또한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도 회식문화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기에 생각보다 부담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 당일에 바로 회식에 참석하게 되었고, 자리 배치 역시 앞뒤양옆으로 임원 및 팀장급들이 배치되어 더욱 긴장하였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회식자리는 술을 강요하는 문화도 아니었고, 다른 임원 및 팀장분들도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존중해 주는 분위기라 큰 문제 없이, 오히려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되었다. 당시에는 요즘 회사는 그런 나쁜 문화가 없어졌구나 하였는데 사실 이것 또한 우리 팀 및 조직만 그런 것이었다. (여전히 다른 회사 어딘가에서는 신입사원이 입사할 경우 사발식을 진행하는 쌍팔년도식 문화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정말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수준 낮은 문화가 남아있는 조직도 꽤 있었다.)
(간략하게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있는 개념 없는 회식문화에 대해 말하자면 노래방에 가서 사람들을 끼고 노는 사람들, 술을 안마실경우 새벽까지 대기시키고 운전 셔틀을 시키는 사람들, 또는 제대로 된 건배사가 나올 때까지 강요하기 등 별의별 짓을 다하고 다닌다. 언제 정신 차릴지는 모르겠다.(정신 차릴 사람들이었으면 이미 차렸겠지..))
이처럼 결론적으로 나는 신입사원 시절에는 밖에서 남들이 말하는 안 좋은 일들은 전부 겪지 않았다. 이는 우리 조직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들 덕분에 일은 꽤나 힘들었으나 회사를 즐겁게 다녔던 나의 신입연구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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